이탈리아 남부 풀리아 Italy Puglia [6] 활기찬 휴양도시 오스투니 Ostuni

오스투니는 이탈리아 남부에서 휴양도시로 꽤 알려진 곳이다. 풀리아의 다른 소도시와 다르게 남다른 활기가 감돈다. 근처에 많은 셀러브리티가 휴가로 방문하는 유명 리조트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꿀곰부부는 그런 유명 리조트는 아니지만 오스투니의 아름다운 흰빛 구시가지 전경과 드넓게 펼쳐진 올리브숲 너머로 짙푸른 아드리해가 보이는 숙소에 도착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있는 모든 풍경 자체가 그저 힐링이었다.

전혀 기대하고 않고 예약한 곳이었는데, 위치가 매우 훌륭했다.
숙소 호스트도 작지만 알찬 숙소 곳곳을 열심히 소개한다. 운영하는 숙소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꿀곰부부가 묵을 방의 위치도 아름다운 풍경을 모두 누릴 수 있는 발코니가 있었다. 호스트가 웰컴 드링크와 간단한 디저트도 제공한다. 모든 것이 괜찮아 보였다. 그런데 두둥 ~ 마지막으로 호스트가 뜸을 들이더니 방을 나가면서 양해를 구한다.
오늘 수도에 문제가 생겨서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엥?

이 모든 소개와 설명이 이것을 말하기 위한 밑작업이었던 것일까? 갑자기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ㅎ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밤까지 뜨거운 물이 나올지 불투명하다고 했다.
그래도 꿀곰부부는 일단 알겠다고 하고, 좀 쉬다 오스투니의 구시가를 구경하러 나갔다.
이대로 기분나빠하며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고, 다시 마땅한 숙소를 구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기 싫었다.
구시가의 초입인 리베르타 광장에 다다랐다. 가운데 시계가 있는 오스투니 시청과 산 프란체스코 성당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광장 둘레 가장자리로 야외 테이블이 자리 잡고 있고, 구시가의 골목으로 들어가기 전 북적이는 활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구시가의 많은 골목길에서도 이제까지 갔던 소도시보다 사람들이 더 붐비는 느낌이었다. 기념품 가게에도 사람들이 꽤 있어 들어가서 구경하기 어색하지 않았다. ㅋ

사람 무리따라 걷다 보니 흰 건물 두 개(주교관과 신학교 건물)를 잇는 아치가 나온다. 오스투니 구시가의 유명 스폿인듯하다. 하얀 건물들 사이에서 눈에 띌 수밖에 없는 모양새이기는 하다. 아치 주변으로 야외 테이블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리고는 모래 빛깔의 또다른 성당이 나타난다. 주변의 하얀색 건물들과 이 또한 묘한 대비를 이룬다. 부드러운 곡선의 외관과 가운데의 커다란 둥근 창이 매력적이다. 뭔가 단정한 모습의 외관과 다르게 내부는 아치형 기둥골조와 화려한 천장화가 특색 있다. 이탈리아는 소도시마저도 고유 유산으로 이 같이 아름다운 성당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부럽다.

오스투니는 이탈리아의 산토리니라고 불린다. 그리스를 닮은 백색 건물의 도시풍경 때문이다.

구시가를 둘러싼 성벽 산책로는 푸르름 뒤에 바다가 있는 멋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흰색 석회가 덧발린 성벽의 늘어선 조그만 창문들이 귀엽기도 하고, 불규칙하면서도 규칙적인 창문의 나열 위치가 마치 예술작품 같다.

구시가 내 비탈레 거리는 흰색 풍경의 절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오후 햇살을 받으면 정말 극명한 흰색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꿀곰부부가 갔을 때는 늦은 오후를 지나고 있었는데, 하늘의 푸르름과 건물의 흰색이 어우러져 신비롭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다른 골목과는 확실히 달랐다. 사진에는 절대 다 담을 수가 없다.

그 길에 굉장히 유명한 식당인 "Osteria del Tempo Perso"가 있는데, 아쉽게도 밤9시 예약밖에 가능하지 않았다. ㅠㅠ 그 시간에 갈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다음 일정도 생각해야 했다. 그 시간에 저녁을 먹고 오면 너무 지칠 것 같았다.

골목길을 누비다 예사롭지 않은 가게를 발견했는데, 유명한 목공 장인의 가게인 듯했다. 작업에 무척이나 몰두하고 계신 모습에 혹여 방해가 될까봐 조용히 둘러보고만 나왔다.

가게 옆 한 귀퉁이에 예쁘게 쌓여있는 나무토막 위로 고양이 한마리가 너무나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

유명한 식당은 예약하지 못했지만 숙소에서 추천해준 식당 중 하나를 골라 방문했다. 어디가 나올지 모를 골목길처럼 식당 내부도 동굴 미로처럼 끝없이 공간이 펼쳐졌다. 우리는 커다란 나무가 자리한 아늑한 곳으로 자리 잡았다. 커플들의 예약장소인 듯하다. ㅎㅎ

실패가 없는 문어요리와 아쉽게나마 Tempo Perso에서 유명하다는 돼지갈비 립 요리를 한번 시켜 보았다. 요리보다도 식당의 식기가 너무 예뻤다.ㅋ 색깔이 이탈리아 남부를 닮았다.

저녁 후 숙소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아름다운 구시가의 야경을 눈에 담고, 또 내일의 하루를 기대해본다.

불행히도 숙소에 뜨거운 물은 여전히 나오지 않는다. 이탈리아 남부도 큰 일교차로 밤은 매우 쌀쌀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울며 겨자먹기로 차가운 물로 후다닥 씻는다... ㅜㅜ

그래도 다음날 아침 숙소의 아침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조식도 매우 훌륭했다.

호스트가 미안한 마음에 숙소비용의 50유로와 도시세를 디스카운트 해주었다.
꿀벌: 곰돌, 점심이랑 젤라토 비용을 벌었어 히히~
곰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