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철인 요즘 시골에서 갓 캔 감자를 이모부 친척분께서 박스로 보내셨다고 해서 이모를 만난 날 나도 홍감자, 백감자를 챙겨주셨다. 꿀벌은 감자보다는 고구마를 좋아해서 감자요리를 잘하지 않는 편이다. 기껏해야 가끔 카레나 된장국에 넣어 먹는 정도다. 감자철이 되어 감자가 쏟아지는 시기에 그래도 한번 사서 먹자 마음먹고 감자를 소량 사도 꼭 싹이 나고 곰팡이가 슬어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모가 손수 챙겨주셨는데 이번엔 하나도 버리지 말고 꼭꼭 맛있게 요리해 먹자고 다짐했다. 우리가 흔히 먹는 감자는 백감자라 오랜만에 본 홍감자가 신기해서 그 본연의 맛이 궁금했다. 그래서 쪄서도 먹고, 올리브유에 감자볶음으로도 해 먹었다. 수분이 많고 단맛이 강하다고 느껴졌다. 남은 감자볶음은 잘게 다진 양파와 손질된 조갯살을 넣고 볶다 우유와 생크림을 조금 넣어 주말 브런치 메뉴로 클램차우더 스프를 만드는데 활용했다.
아직 백감자가 남았다. 감자를 많이 소비할 수 있고 또 맛있게 먹는 방법 중 하나는 뇨끼반죽을 만들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는 것이다. 뇨끼반죽을 만드는 것이 귀찮다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뇨끼파스타를 완성하여 먹을때면 요리의 수고를 잊어버리게 된다. 생파스타를 만드는 것에 비하면 뇨끼는 그저 투박한 수제비 반죽을 만드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그리 어려운 과정은 아니다.
감자뇨끼 반죽 레시피
찐 감자 | 500g (큰 감자 2개, 작은 감자 3개 정도) |
중력분 | 250g |
계란 | 1개 |
소금 | 한 꼬집 |
감자뇨끼 반죽 만들기
1. 감자를 물이 삶거나 쪄준 후 감자껍질을 까준다.
2. 찐 감자를 보울에서 으깨준 후 소금을 한 꼬집 넣고 밀가루와 함께 섞어준다.
3. 2. 의 보울 한 가운데 홈을 만들어 계란을 깨 넣어준 후 스크래퍼로 360도 감자 밀가루를 계란 위에 덮으며 대충 뭉치다 손으로 치대 반죽한다.
4. 겉이 매끈해진 반죽을 좀 떼서 길게 손바닥으로 긴 원통형으로 밀어준 후 작은 조각으로 스크래퍼나 칼로 썰어준다.
5. 작은 조각들이 서로 붙지 않도록 밀가루를 흩뿌려 버무려준 후 뇨끼판에 손가락으로 눌러 굴려주거나 포크로 눌러 모양을 만든다.(뇨끼의 줄무늬 틈 사이로 파스타 소스가 잘 베어 들어가도록 도와준다.)
감자뇨끼 파스타 만들기
감자뇨끼 파스타는 입맛에 따라 다양한 레시피로 활용 가능하다. 집에 있는 재료를 이용하여 나만의 방식으로 요리해 주면 된다. 파스타 면 대신 감자뇨끼를 사용한다고 생각해주면 된다. 올리브 소스, 토마토 소스, 크림 소스 등 원하는 소스를 활용하면 되고, 꿀벌은 원팬 조리로 다양한 메뉴로 만들어 먹었다.
베이컨 감자뇨끼 파스타
1. 감자뇨끼를 삶을 작은 냄비 팬에 물을 끓이고, 집에 있는 버섯, 양파, 샐러리 등의 야채를 채 썰어준다.
2. 베이컨을 잘게 잘라 팬에 볶아 기름을 내고, 익은 베이컨을 작은 접시에 잠시 덜어놓는다.
3. 베이컨을 볶은 팬에 올리브 오일을 조금 넣고 채 썬 야채를 소금을 한 꼬집 넣고 윤기가 나도록 볶는다. (베이컨의 눌어붙은 기름을 나무주걱으로 긁어 주며 야채를 같이 볶는다. 그 자체로 감칠맛 나는 조미료 역할을 한다.)
4. 1. 의 물이 끓을 때 감자뇨끼를 삶아주고, 물 위로 떠오른 익은 감자 뇨끼를 3. 의 팬에 넣어 같이 섞어준다.
5. 2. 의 베이컨도 4. 의 팬에 넣고, 느끼한 맛을 잡도록 굵게 빤 고추가루를 넣고(옵션), 모자란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6. 조리된 감자뇨끼 파스타를 접시에 플레이팅하고, 위에 후추를 뿌린 후 생 파슬리를 올려 마무리한다.
새우 감자뇨끼 파스타
1. 감자뇨끼를 삶을 작은 냄비 팬에 물을 끓이고, 마늘은 편을 썰고, 양파는 굵게 다진다.
2.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소금, 마늘가루, 후추 등의 시즈닝을 뿌린 새우를 앞 뒤로 노릇노릇 구워준 후 잠시 접시에 덜어놓는다.
3. 새우를 구운 팬에 올리브오일을 추가로 두르고, 마늘편과 다진 양파를 볶아 향을 낸다.
4. 1. 의 물이 끓을 때 감자뇨끼를 삶아주고, 물 위로 떠오른 익은 감자 뇨끼를 3. 의 팬에 넣어 같이 섞어준다.
5. 2. 의 새우도 4. 의 팬에 넣고, 같이 볶아주면서 모자란 간을 맞춘다.
6. 조리된 감자뇨끼 파스타를 접시에 플레이팅하고, 어린 루꼴라 잎을 위에 얹는다.
크림 감자뇨끼 파스타
1. 팬에 자른 베이컨을 볶아 기름을 낸 후 양송이, 애호박, 양파 등의 채소를 같이 모자란 기름을 두르고 볶아준다.
2. 팬에 채소가 자작하게 잠길만큼 우유와 생크림을 부어주고, 보글보글 끓어오를 때 감자뇨끼를 넣어 같이 익힌다.
3. 소금을 살짝 넣어 간을 맞추고, 감자뇨끼가 익을 때까지 약한 불에 끓인다.
4. 3. 에 후추를 골고루 뿌려준 후 팬 채 테이블에 서빙한다. (꿀벌은 후추덕후라 많이 많이 팍팍!)
냉장고에 숙성시킨 뇨끼반죽을 감자수제비 반죽으로 넣어줘도 맛있다. 이로써 이번엔 감자를 버리지 않고 소비 완료하였다. 감자뿐 아니라 주부생활이 늘어날수록 신선재료를 언제나 제때 남김없이 맛있게 먹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신혼 초일 땐 된장국 하나도 요리책을 보고 끓여야 할 만큼 요리 지식이 없었고, 물만 한강만큼 많고 건더기가 하나둘씩 동동 떠다니는 된장국을 바라보며 곰돌과 함께 조촐한 밥상 앞에서 킥킥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요리 실력이 곰돌의 기대이상만큼 발전하여 집에 있는 냉장고 재료만 훑어도 대충 그날의 밥상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어중간하게 남은 재료들을 소진할 수 있는 요령이 생겼다. 주부 9단까지는 아니어도 이제 7단 정도는 됐으려나... ㅋ
곰돌은 본인이 좋아하는 먹음직스런 밥상 앞에서 환한 미소로 우와~를 외치고, 내가 "어때?!" 하고 물으면, "너무 맛있어, 내가 결혼을 참 잘한 것 같아~"라고 능청스럽게 곰돌유머를 던질 때가 있다. 곰돌이 전혀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결혼하고 보니 내가 요리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라 먹는 것을 좋아하는 본인에겐 큰 행운이라고 언젠가 말한 적이 있다. ㅎㅎ 그래도 참 다행이다. 내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는 메이트가 함께 있어서,,, 그리고 고맙다. 내 밥상을 언제나 반기고 칭찬해 주는 곰돌에게 ~ (가끔은 까탈스러운 입맛과 냉정한 맛 평가에 아주 조금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 ㅋ)
'푸드 테이블 Food Tab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말 홈파티 메뉴 - 토마토소고기스튜, 돼지고기스튜, 연어크림치즈파스타, 뽈뽀샐러드, 리스샐러드 (0) | 2023.12.27 |
---|---|
슬기로운 집밥생활, 오래간만에 외식 - 고지혈증 식단 (0) | 2023.10.09 |
생연어 요리 - 연어 크림파스타, 간장소스 연어스테이크, 연어솥밥 (0) | 2023.06.20 |
초당옥수수 스프, 초당옥수수 솥밥 만들기 (0) | 2023.06.15 |
원볼, 원팬 요리 - 바나나 팬케이크, 간장떡볶이 만들기 (0) | 2023.06.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