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는 대영박물관 ~
뉴욕에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
서울에는 국립중앙박물관 ~ !
설 연휴가 끝난 바로 다음날, 올 겨울의 최강한파가 닥친 그날, 꿀곰부부는 소중한 곰돌의 휴가를 우리나라 역사를 돌아보는데 쓰기로 하였다. 설 연휴였는데 더 피곤한 이유는 물론 있지만,, ㅎㅎ 더욱이 추워서 집에서 이불 싸매고 있을 수 있지만 왠지 이 날이 그동안 가 보고 싶었던 국립중앙박물관을 가기 딱 좋은 날인 듯 싶었다.
우리는 아주 계획적인 부부는 아니지만, 이 방문은 계획적이었다. 주중이라 박물관에 사람이 많이 없을 것 같았고, 연휴 바로 다음 날이라 막힐 것 같지도 않았고, 우리의 예상은 딱 들어맞았다.
알아보니 국립중앙박물관은 개관한지 꽤 되었는데, 어찌 서울에 살면서도 한번도 안 가봤는지...
원래 해운대 사는 사람은 해운대 바다 안 가는 것이랑 같은 것인가?
아이가 있었다면 달라질 일이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역사를 공부하기 더없이 좋다고 느꼈던 곳이니까...
특별전시는 유료가 있지만 상설전시관은 모두 무료이다. 오후에 도착한 꿀곰부부는 박물관이 매우 넓기 때문에 다 못 볼 것을 예상하고 왔고, 야외 정원도 매우 아름답고 넓다 알고 있었지만 최강추위에 걸을 생각은 아예 없었다.
그래도 도착하자마자 건물 구조의 시그니처인 뻥 뚫린 창문 뷰와 남산타워 뷰는 놓칠 수가 없지...
폰을 들고 사진찍는 손이 그대로 얼어버릴 것 같았지만 맑디맑은 푸른 하늘의 프레임은 와~ 이쁘다... 를 외치게 했다.
그저 하늘 색일 뿐인데, 하늘의 그라디에이션 색은 그림으로는 절대 표현 불가한 너무나 아름다운 색이다. 파란 하늘 바탕에 아무것도 없고, 가장자리 딱 하나 작게 솟아있는 남산타워 뷰는 정말 말도 안 된다.
♡이 프레임을 매일 볼 수 있다면 행복할까?
계단을 올라 바라본 옛 주한미군 부지는 참 좋은 땅에 있었구나 싶다가도 엄청나게 토양이 오염되었다는 뉴스가 기억나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1층에서 우리나라 역사의 트레일을 밟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찬란하고도 슬픈 역사의 흔적이다.
먼저 시작된 선사·고대관은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고조선부터 삼국, 통일신라, 발해까지 이어진다.
학생 때 국사 과목을 너무 싫어했었는데, 국사 책에 나와있던 그림을 이렇게 실물로 보니 재미도 있고 흥미로웠다.
구석기의 주먹도끼와 주먹찌르개는 어찌 보면 돌조각인데, 쓰임을 위해 사람이 만든 돌이었다는 점에서 유물이 되었다. 자연에 의해 깎기고 부서진 돌과 사람이 갈고닦아 만든 이 돌은 돋보기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면과 선, 질감의 차이에서 구분지을 수 있다고 한다.
꿀벌: 곰돌, 초기의 토기 바닥이 뽀쪽한 모양인 건 땅에 박아두기 위해서겠지?
옛날부터 왜 이렇게 바닥에 세워지지도 않게 저렇게 비효율적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그때는 그게 더 효율적이었겠지? 혹시 그 이유가 설명에 나와있는지 찾아보았으나 나처럼 궁금한 사람이 없는지 적혀 있지 않았다. 큐레이터 투어를 했다면 알려주었겠지?
그리고 옛날 주입식 교육에서 줄치고 별표했던 "빗살무늬" 토기,,, 그 무늬에 왜 의미를 그렇게 부여해야 하는지... ㅋ
바로 구석기에서 신석기로의 전환, 그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이기 때문이다. (기억이 새록새록)
근데 그 무늬모양은 그 시대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기는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자세히 알 수 없는 그들의 세계관...
사람은 본디 예쁜 것을 좋아하고 꾸미기를 좋아하나 보다. 꾸미기 역사는 기원전부터 시작된다.
나도 이 조개가 참 예뻐 보이는데, 발견했던 사람도 좋아했겠지?!
다른 장신구보다 나는 이 조개가 가장 눈에 띄어서 사진을 찍었다. 근데 가치는 다른 돌들이 높을 것 같다. ㅎㅎ
꿀벌은 그릇도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당시 남자들의 무기였던 화살촉 이런 것보다 자꾸 도기 전시물에 눈이 간다. 곰돌과 각각의 유물에서 서 있는 시간이 다르다. ㅋㅋㅋ
곰돌도 어김없이 "여기 꿀벌이 좋아하는 것이 쫘악 전시되어 있네..." 라고 한다. ㅋ
그 와중에 국사책에서 줄치고 별표했던 "가지무늬 토기"와 붉은간 토기"를 보았다.
청동유물은 시간이 지나도 (미관적으로) 볼만한데 철기유물은 다 녹슬어 매우 볼품없어 보인다. 하지만 사용편의성의 가치도 중요하다. 청동기는 오래가지 못했고, 사용가치가 높았던 철기의 발전은 문화전반에 있어 큰 변화를 주었다.
이 시점에 왜 무쇠냄비와 스테인리스 냄비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ㅋㅋㅋ (무쇠냄비는 평생 쓸 수 있는데 비싸고 무겁고, 스테인리스 냄비는 사용편의성이 높고, 가격도 더 합리적이야... 그런데 무쇠냄비가 더 욕심나... ) 이건 무슨 사고의 전환일까? ㅋㅋㅋ
나는 별로 보기 싫은 철기 무기 유물에 곰돌은 열심히 관람 중이다. ㅎ
역시나 반짝거리는 금에 눈이 갔다. 고구려의 관을 종이인형에 입히듯 나도 슬쩍 써 보았다. (어렸을 때 종이인형 꾸미기에 빠져 살았다. ㅎ) 관이 무거웠을까 싶다가도 금을 얇게 펴 세공한 것 같아 나의 많지 않은 귀금속을 생각하면 쓸만한 무게였을 것 같다.
백제의 유물은 꿀벌이 느끼기에 매우 정제되어 있지만 정교하고 매우 고급스럽다. 꿀벌은 옛날부터 삼국시대의 유물 중 백제를 가장 좋아했다. 백제의 미적감각이 가장 꿀벌 스타일이다. ~
연꽃무늬는 매우 흔히 봐왔던 것이지만 오른쪽 하단의 산수무늬 벽돌은 매우 인상 깊었다.
이 치미(기와 건물 지붕 용마루 양 끝에 자리한 기와 장식)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치미 중 가장 오래되었다고 한다. 기와 장인의 솜씨는 둘째 치고, 그 크기에 압도당했다. 물론 아주 큰 건물의 지붕장식이었겠지만 저 위가 아니고, 가까이서 마주하는 치미는 나에게 매우 컸다. 그 큰 돌덩이를, 그 무게를 어떻게 지붕에 올렸는지도 모르겠다. 와우~
어김없이 또 도기 컬렉션 앞에 멈춰 서서 나는 한참을 구경하고 있다. ㅋ
국사책에 별표쳤던 굽다리 접시와 세발접시이다. 곰돌이 어느 굽다리 접시와 세발접시가 가장 마음에 드는지 묻는다. ㅎ
치~ 사주지도 못하면서... ㅋㅋㅋ 그런데 나는 유리관 앞에 딱 붙어 가장 잘 빚어진,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드는 접시를 어느새 고르고 있다.
그리고 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테이블웨어의 인터넷사이트를 돌아보며 박물관에서 보았던 도기를 떠올린다.
꿀벌: 곰돌, 내가 굽다리 접시 디자인을 좋아하잖아... 디저트 접시로 딱인데,,, 근데 역시나 이 디자인은 현대에도 비싸 ~
세발접시는 뚜껑맞춤의 정교한 디자인이 옛날에도 존재했다는 것이 진짜 놀라워.
곰돌: ...
가끔 나는 곰돌이 내가 이런 말 하는 것에 대꾸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곰돌이 한 말이 브레인을 딱 쳐서 단번에 곰돌의 반응을 이해하기로 했다.
곰돌: 꿀벌이 말하는 것은 마치 내가 자전거 부품의 종류에 대해서 소재와 그 기능성에 대해 설명하는 것과 같아. 내가 자전거 프레임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하면 꿀벌 내 얘기 재미있게 들어줄거야?
꿀벌: 아~ (ㅋㅋㅋ)
그래도 꿀벌은 잘 반응을 해주지 않는 곰돌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는 한다. ㅋ
그릇받침 컬렉션을 보고는,
꿀벌: 곰돌, 이거 유럽에서 저택의 야외 정원이나 대문 앞에 꽃이라 장식그릇 올려두는 받침대 장식품이랑 정말 비슷하지 않아? 혹시 해외문물의 영향을 받은 것일까?
곰돌: 글쎄,,,,
이번엔 귀금속 컬렉션이다. 링 귀걸이의 디자인이 현대와도 사뭇 비슷하다. 가지지도 못하지만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딱히 없다. ㅎ
선사고대관의 마지막 코스인 발해실은 국사 교과서에서 발해에 대한 페이지가 적었던 것처럼 전시관에서 차지하는 공간도 가장 작은 듯했다. 물론 그 역사도 그리 길지는 않았다. (발해가 중국의 영역이었다는 것에 대응한)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한 우리나라였다는 점을 강조하는 역사적 자료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선사고대관을 모두 돌아보는데만해도 꽤 시간이 흘렀고, 슬슬 다리도 아프기 시작했다. 아주 꼼꼼하게 본 것도 아니었는데, 조금 지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ㅎ
아직 다 보려면 갈길이 멀다..... ㅎㅎ

다음 포스팅에 방문기는 계속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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