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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토리 Travel Story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 Italy Puglia [12] 장화 굽 끝자락 Ponte Ciolo, 활기찬 어촌 마을 갈리폴리 Galipoli, 공업 항구 도시 타란토 Taranto

by twoofus 2023.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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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nte Ciolo, 레체 이탈리아

이탈리아 지도 장화 굽 모양에 해당하는 풀리아 살렌토 반도까지 왔으니 뾰족한 장화 굽의 끝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곳을 안 보고 가기도 너무 아쉬울 것 같아 숙소에서 아침을 든든이 챙겨 먹고 땅끝을 향해 출발해 본다. 이 날은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 여행 중 렌터카로 가장 먼 거리를 달리는 날이다. 

 

From Ponte Ciolo to Taranto

Ponte Ciolo ▷Galipoli ▷Taranto (출처: 구글지도)

  • Ponte Ciolo

Ponte Ciolo, 레체 이탈리아

살렌토 반도의 끝을 향해 달리다보면 좁은 만의 협곡을 연결지은 40m 정도 높이의 치올로 다리가 나온다. 다리 옆으로 계단을 통해 바다까지 내려갈 수 있다. 바다를 향해 경사지도록 돌자갈이 깔린 아스팔트를 만들어 놓았는데 작은 해수욕장 역할을 하는 동시에 바다의 굽이진 협곡과 자연동굴, 아름다운 푸른 빛깔의 바다를 조망하기도 좋다. 

Ponte Ciolo, 레체 이탈리아
Ponte Ciolo, 레체 이탈리아

마침 도착시간이 해가 내리쬐는 정오를 향해 가고 있어 날씨가 매우 따뜻했다. 그래서 블랭킷을 깔고 썬텐을 하는 사람들과 해수욕을 하는 사람이 좀 있었다. 바다를 헤엄쳐 해안절벽의 바다 동굴까지 가는 사람들이 매우 멋져 보였다. 그 길이 가깝지는 않아서 체력과 어느 정도의 생존 수영실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먼저 갈 수 있을지 헤엄쳐 체크를 한 후 친구들을 데리고 바다 동굴까지 헤엄쳐 갔고, 나는 가만히 그 여정을 부럽도록 계속 구경했다. 

Ponte Ciolo, 레체 이탈리아

꿀벌은 발이 닿지 않는 바다 깊이에서 자유롭게 뜰 수 있는 방법과 개구리 헤엄을 칠 줄 모르기 때문에 진정한 바다수영을 할 줄 아는 이런 사람들이 부럽다. 왜 한국에는 매번 레벨에 따라 레인만 왔다 갔다 하는 수영강습만 있고, 이런 수영을 가르쳐주는 곳이 없는지 모르겠다.

 

꿀벌: 곰돌, 나도 저 사람들처럼 수영할 줄 알았으면 좋겠어. 저런 건 어디서 배워야 할까?

곰돌: 음, 저런 건 생존 수영인 것 같은데 가르쳐 주는데 있을 거야... 

꿀벌: 그래?!

 

언젠가는 꼭 배워서 나도 바다에서 무서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수영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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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alipoli

우리는 장화 굽 끝에서 아드리아해가 아닌 살렌토 반도의 서쪽, 이오니아 해를 따라 올라간다. 그러면 작은 항구마을인 Galipoli가 나온다. 여기는 이제까지 갔던 항구 소도시보다 좀 투박한 느낌이었다. 왠지 어촌의 활기가 느껴졌고, 구시가 골목도 알록달록 장식이 많아서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Galipoli Castle, 레체 이탈리아

여기도 바다 앞으로 굳건한 갈리폴리 성이 자리하고 있다. 바다에 성게 조형물이 있는 것을 보니 이곳은 성게가 특산물인가 보다. 어떤 너튜브에서 한국에서는 비싼 성게를 이곳에서는 꽤 저렴한 가격에 먹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꿀벌은 날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ㅎㅎ 

 

꿀곰부부는 그 대신 그냥 평점이 좋은 씨푸드 레스토랑을 검색해서 들어갔는데, 마치 고즈넉한 성 안에 들어와 있는 듯 천장이 아치로 된 돌로 이루어진 인상적인 곳이었고, 음식 맛과 서비스도 꽤 괜찮아 만족스러웠다. 아주 오래된 건물의 유형자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현대적으로 다시 인테리어를 한 것 같았다.

Galipoli, 레체 이탈리아

식사를 마친 후 구시가 골목을 목적지 없이 이곳저곳 구경하고, 상점도 이곳저곳 들락날락했다. 그러다 산호 스폰지를 파는 곳에 이끌려 꿀벌도 하나 구입했다. 자연공정 과정을 거친 스펀지인데, 가격이 싸지는 않았지만 한국보다는 싼 듯,,, ㅎ 아직 집에서 샤워 스펀지로 잘 사용하고 있다.

Galipoli, 레체 이탈리아
Galipoli, 레체 이탈리아

항구마을이니 해변을 안 가 볼 수가 없었다. 해변에서 몇몇 수영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한적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그동안 아드리아해만 봤었는데, 이오니아해도 아름다웠다.

Galipoli, 레체 이탈리아

시간이 되어 갈리폴리 성 안도 구경하고, 성벽 위에도 올라 항구와 구시가 전경도 보았다. 성 안의 큰 Room에는 갈리폴리의 역사적 흐름을 설명하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마도 기억컨대 과거 불을 밝히는 기름무역의 중심지로 중요한 항구 역할을 했던 곳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다.  

Galipoli Castle, 레체 이탈리아
Galipoli Castle, 레체 이탈리아

지나가다 보이는 성당들도 방문했다. 이 곳의 성당들은 벽과 천장을 장식한 벽화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Galipoli, 레체 이탈리아

  • Taranto

Galipoli에서 거의 100km를 달려 이날의 종착지 Taranto에 다다랐다. Taranto는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에겐 낯선 도시일 수 있다. 이곳은 공업 항구도시로 고속도로에서 도시로 진입할 때부터 공장들과 큰 항만이 보여 공업도시라는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그동안 방문했던 휴양도시와는 완전 결이 달랐다.

Castello Aragonese, Taranto

우리에게도 그 다음날의 목적지 마테라를 가기 위한 거쳐가는 곳이었다. Taranto 명소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 아라곤 성이다. 이 도시의 랜드마크 같은 곳인 것 같다. 이곳에서 큰 시간을 소요할 생각이 없었지만 그래도 왔으니 뭐라도 구경하고자 아라곤 성 근처의 B&B 숙소를 예약했다. 호텔이 아니라면 이탈리아의 숙소 대부분이 호스트에게 도착시간을 알려주어야 하는 곳이 많다. 우리는 호스트에게 말해준 예상시간보다 다소 일찍 도착해서 호스트에게 도착을 알리는 전화를 걸고, 건물 앞 벤치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주차장소에서 숙소까지 짧은 거리였지만 구시가라 울퉁불퉁한 바닥에서 가방을 끌기 불편했고, 조금 지치기도 했다. 잠시 후 호스트가 딸과 함께 쇼핑을 잔뜩 한 쇼핑 가방과 함께 서둘러 도착을 했고, 우리를 방으로 친절하게 안내했다. 호스트는 그 건물 꼭대기 층에 살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건물주?! ㅎㅎ

 

호스트께서 엄청나게 자세히 도시의 볼 거리에 대해 자랑스럽게 설명해 주었는데, 우리는 사실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생각이 없어서 그럴 필요까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베푼 친절이 미안하게 느껴져서 끝까지 열심히 들었다. 그중 뇌리에 박힌 가장 인상적이었던 말이 있었다. Taranto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이탈리아 사람들의 진정한 삶을 느낄 수 있을 것이란 말이었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가 마테라라고 말하니,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만 관광지로 너무 상업화되어 아쉽다고 했다.

 

좀 피곤했지만 우리는 저녁의 간단한 요기거리도 살 겸 밤 거리를 구경하기로 했다. 아라곤 성은 늦은 시간까지 운영했지만 안을 구경하려면 투어예약을 따로 잡아야 해서 밖에서만 보기로 했다.

Castello Aragonese, Taranto

타란토의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연결하는 다리가 있는데, 이탈리아에서 가운데가 열리는 유일한 철제다리라고 호스트가 설명해 주었다. 우리가 몰랐던 사실인데, 신시가지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고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거리라고 한다. 진짜로 신시가지는 유럽의 다운타운 같은 느낌으로 넓은 거리 양옆으로 샵들과 레스토랑, 카페 등이 이어져 있었다. 불빛도 어찌나 환하게 느껴지던지, 밤인데도 사람들로 바글바글 거렸다. 

Ponte Girevole, Taranto

어디로 가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다소 피곤했던 빵순이 꿀벌은 맛있어 보이는 베이커리 샵에 들어가 먹을 빵을 주문해서 숙소에서 먹기로 한다. 숙소로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 덕후 곰돌은 갑자기 젤라토를 먹겠다며 젤라토 샵을 들어간다. ㅋㅋ

 

그렇게 피곤한 하루가 지나고, 아침이 밝았다. 숙소 건물 앞에 클럽 분위기의 야외 테이블이 차려져 밤새 시끄러울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자정이 되니 문을 닫았다.  

 

아침에 호스트가 준 아침티켓을 들고, 지정된 카페를 찾아가 커피와 크로아상을 챙겨 먹었다. 작은 카페였는데, 일을 나가기 전 에스프레소 한잔을 하러 온 손님들이 계속 들락날락거렸다. 우리도 그 분위기에 동화되어 스탠딩 테이블에서 짧은 시간을 보내고, 아쉬운 대로 숙소 근처 구시가지를 돌아보고 나왔다. 

Taranto Catherdral Duomo of San Cataldo

구시가지 초입에 남아있는 두 개의 기둥은 스파르타 때의 신전이었는데, 부서지고 남은 두 개의 기둥이다. 역시나 고대 역사의 흔적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탈리아 이다. 어떻게 내 집 앞에 고대 유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ㅎ

Tempio di Poseidon, Taranto

타란토에서 보는 바다는 기대이상으로 아름다웠다. 날이 따뜻해지만 동네 사람들이 바다 수영과 썬텐을 많이 하러 나간다고 호스트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자신들은 구리빛 피부를 좋아한다고 디테일한 설명까지 하셨다. ㅎㅎ

Taranto
Taranto

그저 우리에게는 스쳐가는 도시였지만 보낸 시간보다 많은 기억을 남겼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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