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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토리 Travel Story

이탈리아 남부 [13] 시간이 멈춘 고대 동굴 도시 마테라 Matera

by twoofus 2023.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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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부의 마지막 여행지는 벤허,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등 많은 고대 배경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마테라 Matera 이다.

마테라 Matera는 풀리아 주 옆의 바실리카타 주의 도시이다. 고지대에 있으며 라비나강에 의해 깎인 깊은 협곡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마테라 Matera

그동안 바다를 낀 소도시 위주의 여행이었다면 이번엔 바다의 매력이 아닌 도시 그 자체의 매력 속으로 빠질 차례이다. 역시나 도시의 명성만큼 풀리아 여행 중 방문한 도시 중 가장 관광객이 많았고, 유일하게 한국 사람을 마주친 곳이기도 하다. ㅎㅎ
 
마테라 관광지는 동굴주거지로 이뤄진 사시 Sassi 지구에 모여있고 렌터카 여행을 한다면 사시지구 외곽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들어가야 한다. 사시지구는 대부분 ZTL구역이기 때문에 외부 차량은 출입할 수 없고, 길이 좁고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편하다.
 
마테라 사시지구는 몇 천 개의 동굴집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내부는 보수는 했을지언정 외부가 옛날원형 그대로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별도 세트 없이도 고대 배경 영화를 촬영할 수 있었다. 
 
고대도시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배경도 경이롭지만 마테라의 야경은 꼭 봐야 할 필수 코스이다. 그래서 많은 여행 경험자들이 마테라 사시지구에서 1박 이상을 꼭 추천한다. 꿀곰부부도 풀리아에서의 마지막 여행코스이기도 했고, 특별한 밤(?)을 보내기 위해 숙소도 고심해서 골라 미리 예약해 두었다. 차로 여행한다고 알려주면 호스트가 사시 외곽에 숙소 지정 주차장을 미리 알려주고 도착시간에 맞춰 호텔까지 픽업차량을 제공하기도 한다. 앞에서 말했듯 계단이 수없이 많고 길바닥이 울퉁불퉁하여 케리어를 끌고 숙소까지 이동할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그 전날 미리 1밖의 여행꾸러미를 따로 싸 두었고, 케리어는 차에 보관하기로 했다. 숙소 지정 주차장은 대부분 보안이 잘 되어 있어 안전한 편이다.  
 
꿀곰부부는 오후에 마테라에 도착해서 먼저 체크인을 하기 위해 호텔로 향했다. 길이 워낙 오르락 내리락이기 때문에 구글맵도 방향과 위치를 잘 못 잡을 때가 많다. 숙소로 가는 와중에도 처음 보는 마테라 사시지구의 멋있는 뷰 때문에 자꾸 발검을 멈추고 구경하게 된다.  

마테라 Matera

구글맵을 따라 숙소에 다다른 곳도 숙소 정문이 아닌 옆으로 난 작은 문이어서 이곳이 맞나... 싶어 한참을 빙빙 돌았다. 나중에 숙소 호스트도 안내했지만 사시지구 내에서는 구글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에 언제나 마테라의 이정표이자 등대역할 그리고 랜드마크인 마테라 사시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중심 성당인 두오모 성당을 보고 방향을 찾으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우리의 숙소는 두오모 성당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었다. 두오모 성당보다 더 높은 건물은 없고 지을 수도 없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마테라의 뷰를 감상할 수 있는 숙소 내 가장 위층에 위치한 곳이었다. 숙박객만 누릴 수 있는 옥상 테라스를 단독으로 가진 방으로 풀리아 여행 중 가장 비싸게 예약한 곳이었지만 후회는 없었다. 왜냐하면 그 뷰가 너무 황홀하게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살면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풍경이어서 매우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해가 떴을 때, 해가 지기 시작할 때, 그리고 해가 졌을 때 모든 시간 때의 풍경이 제각기 다른 매력으로 아름다웠고, 뷰멍을 하고 있노라면 이것이 힐링이구나 싶었다.

마테라 숙소 옥상 테라스 풍경
마테라 숙소 옥상 테라스 풍경

숙소도 매우 깨끗하고, 마테라의 특별한 가옥구조인 동굴 숙소는 습기가 많이 차서 항상 제습기가 돌아가도록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그 소리가 매우 거슬릴 수 있다고 하는 불편사항을 많이 읽었는데, 이곳은 리모델링이 신식으로 깨끗하게 되어 있어 그런 불편은 발견할 수 없었다. (아래 숙소 추천 링크 참조)
 
마테라 숙소 추천(광고 절대 아님) - Giardini di Pietra
 
숙소 옥상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좋지만, 마테라는 구경할 것이 아주 많다. 많이 걸을 것이기 때문에 간편한 옷차림, 몸은 최대한 가볍게 채비를 하고 숙소를 나섰다. 
 
우선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곳이자 마테라 전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인 마테라 두오모 대성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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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라 두오모 대성당 Cattedrale di Maria Santissima della Bruna e Sant'Eustachio

마테라 두오모 대성당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내부가 금색치장과 대리석 기둥장식 등 매우 화려하다. 성당 입구 쪽 벽에 위치한 프레스코 벽화가 매우 인상적이다.

마테라 두오모 대성당
마테라 두오모 대성당

 

비토리오 베네토 광장과 전망대 Piazza Vittorio Veneto

구시가와 신시가지를 나누는 여행의 중심광장이자 개인적으로 사시 Sassi 지구를 가장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였다. 사진 프레임 안에서 언덕의 가장 높은 곳, 한가운데 위치한 대성당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펼쳐진 마테라의 전경이 그냥 찍어도 이쁘게 나온다. ㅎㅎ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후에 특히 밤에 인증샷을 찍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야경도 이곳이 가장 이뻤다. 그런데 밤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 찍기가 대박 힘들다...많은 관광객을 배경으로 내가 나온다. ㅎㅎ

마테라 비토리오 베네토 광장 전망대

비토리오  베네토 광장 아래에는 커다란 지하 저수조가 설치되어 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가이드 투어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Pass ~

마테라 비토리오 베네토 광장 지하

 

인생 젤라토 - 이 비지 델리 안젤리 I Vizi Degli Angeli

마테라 젤라토 가게 - 이 비지 델리 안젤리

마테라 거리를 걷다 보면 젤라토 샵을 쉽지 않게 발견할 수 있지만 유독 줄서서 주문하고, 항상 사람이 붐비는 젤라토 샵은 단연 이곳이다. 마테라에 1박 있는 동안 3번이나 방문했을 정도로 이탈리아 풀리아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젤라토 샵이었다. 

 

젤라토 가게 - 이 비지 델리 안젤리 

 

I Vizi degli Angeli - Gelateria Artigianale · Via Domenico Ridola, n.36, 75100 Matera MT, 이탈리아

★★★★★ · 아이스크림 가게

www.google.com


마테라를 오르락내리락 걷다보면 지치기 마련이라 중간중간 쉼을 가져야 한다. 더군다나 날도 아주 덥진 않았지만 걷다보면 땀이 삐질나는 오후였다. 
 
곰돌과 꿀벌은 각자의 취향에 맞게 젤라토 맛을 골랐는데, 곰돌은 바닐라와 초코 중심의 맛, 꿀벌은 과일과 민트 중심의 맛.. 달라도 둘이 취향이 너무 다르다.. ㅎㅎ
개인적으로 파인애플 & 생강 (Anana e Zinzero) flavor가 매우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3번 주문했을 때 모두 포함시켰던 맛이었다. 더운 날씨에 상큼하게 먹기 좋은 셔벗으로 입안을 깔끔하게 정화한다. 
 
많은 관광객들이 젤라토 샵 앞에서 인증샷을 찍곤 하는데 꿀곰부부는 먹기 바빴다...
 

지오바니 파스콜리 광장 전망대 Belvedere di Piazza Giovanni Pascoli

사시 Sassi의 오래된 집들이 내려다보이고, 두오모 대성당의 종탑이 하늘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전경이다.

마테라 지오바니 파스콜리 광장 전망대

 

산 피에트로 성당 Chiesa di San Pietro Caveoso 앞 전망대 & 동굴성당 Chiesa di Santa Maria di Idris

마테라 산 피에트로 성당 앞

전망대 정면으로 동굴 유적지가 있는 협곡 건너편 풍경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옆과 뒤쪽으로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동굴성당은 유난히 눈에 띄는데 하나의 거대한 울퉁불퉁 돌덩이가 성당이 된 모습이다. 이슬람 박해를 피해 터키에서 온 수도사들이 암반을 파서 만들었다고 한다.

마테라 동굴 성당

마테라 중심 광장들에 위치한 성당 말고, 이런 작은 성당들은 따로 입장티켓을 판매한다. 성당 몇 개를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는 묶음 티켓을 사면 더 경제적이고, 며칠 동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도 없다. 우리도 안이 궁금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구매해서 다 둘러보았고, 내부는 돌에 그려진 벽화와 소성전 등이 있는데, 보전을 위해 엄격하게 사진촬영을 금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굴성당을 올라가면 전망이 매우 아름다운데 특히 석양 때와 야경이 매우 인기가 있는 시간 때이다.

마테라 동굴성당 올라가는 길

 

마돈나 델레 비르투 거리 Via Madonna della Virtu

마테라 마돈나 델레 비르투 거리

마테라에서는 사람따라 길따라 혹은 목적지를 향해 걷다 보면 길 곳곳에서 예기치 않은 그림같은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도 둘레길을 따라 협곡의 동굴유적지 풍경과 오래된 동굴집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다.

중간중간 서 있는 조형물도 멋진 것들이 많다. 
 

마테라의 야경

구글맵을 하도 많이 사용하다 보니 바테리가 거의 아웃되어 충전도 하고, 저녁이 다가오니 기온도 떨어져서 저녁 먹기 전에 재정비를 하러 다시 숙소로 복귀했다.

마테라 숙소 옥상 테라스 풍경

숙소 테라스로 나와 쉼을 가지며 또 뷰멍을 한다. 석양이 지기 시작하고 하나둘씩 건물에 오렌지빛 불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한다. 그 모습도 아름답다. 그리고는 해가 지고, 마테라의 신비로운 밤의 풍경이 시작된다. 

마테라 숙소 옥상 테라스 풍경
마테라 지오바니 파스콜리 광장 전망대 야경

예약한 식당으로 향하며 곳곳의 아름다운 야경을 구경한다. 이곳 남부 소도시는 식당에서 영어에 미숙한 사람이 많아 우리는 여행책을 보고 숙소 호스트에게 식당을 예약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예약하고자 하는 식당이 괜찮은 곳인지 문의했는데 호스트의 반응이 꽤 긍정적이라 음식 맛이 평타 이상은 되겠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정말 실망스러운 맛과 서비스의 식당이었다. 이탈리아 풀리아에서의 마지막 저녁이라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는데, 호스트가 참 친절은 한데 약간 영혼 없는 친절이라 생각하긴 했었는데, 우리의 문의에 다소 성의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악의가 없었다는 것은 안다.  

마테라 비토리오 베네토 광장 전망대 야경
마테라 산 조반니 성당

 
 
다음날 우리가 먹은 아침은 마테라식(?) 소박한 아침이었다. 호스트가 식당을 안내하며 식당의 모습이야말로 마테라의 동굴형 가옥구조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라 설명한다. 정말 동굴을 파서 만든 공간이고, 벽과 천장이 모두 돌이었다. 물론 인테리어를 위해 돌 위에 흰색 칠을 했지만 말이다. 

마테라 숙소 아침식사 식당

체크아웃 전 다시 한번 숙소 테라스의 전경을 눈에 담아본다. 이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 더 감사하게 살아갈 수 있는 소중한 기억으로 삼을 것이다.

마테라 숙소 옥상 테라스 풍경

 

마테라 사시지구 전경 뷰포인트 Belvedere su Matera e Sassi, 동굴유적지 Asceterio di Sant'Agnes

마테라 사시지구 전경 뷰포인트

이날은 마테라에서 바리로 다시 이동하여 차를 반납하는 날이지만 반나절이 남아있다. 그래서 사시지구 협곡 건너편에 위치한 동굴유적지를 직접 다녀오기로 했다. 동굴유적지 쪽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사시에 있는데, 사람들이 구불구불 나있는 길을 오르는 모습도 같이 볼 수 있다. 
 
길이 다져지지 않은 흙길이고, 많이 걸어야 하는 코스라 쉽지는 않다. 반드시 편한 운동화를 신고 가야 한다. 바닥이 미끄러운 신발을 신고 온 사람이 중간에 가는 것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았다. 무릎이 안 좋은 꿀벌도 가기가 망설여지긴 했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고, 여기까지 왔는데 안 가보기도 아쉬워 어려운(?) 길을 가보기로 했다.
 
마테라 사시지구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간 후 반대편 협곡으로 다리가 놓아져 있는 곳은 단 한 곳으로, 다소 흔들거리고, 바로 아래가 계곡 낭떠러지인 꽤 높은 다리를 건너야 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조금 힘들 수 있다. 꿀벌도 벌벌 떨면서 한 발 한 발 조심해서 겨우 건넜다.

마테라 협곡 연결 다리

구석기시대부터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동굴 유적지는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어떤 동굴 안에는 벽에 이름 모를 이상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모습을 보았다.

마테라 동굴 유적지

힘들게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면 마테라 사시지구 전체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 힘든 만큼 가치가 있는 경치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있다면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꿀벌도 올라갈 때는 힘들어서 투덜거렸지만 나중에는 올라가자고 한 곰돌에게 감사했다. ㅋㅋ

마테라 사시지구 전경 뷰포인트 꼭대기
마테라 사시지구 전경 뷰포인트

 

연옥 성당 Chiesa del Purgatorio

마테라에서 우리의 마지막 방문지는 연옥 성당이다. 각종 해골로 장식되어 있는 것이 이 성당의 시그니처로 해골 성당으로도 불린다. 우리가 간 이 날은 안에서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금속을 소재로 사용한 조각품들이 'Earth and Heaven'이라는 주제로 전시되어 있었다. '연옥'의 개념과도 상통하는 주제라 생각한다.

마테라 연옥성당

잘 알지 못하는 작가지만 너무 조각 전시품이 정교하게 만들어졌고, 작품에 담긴 스토리가 공감이 가서 매우 감명깊게 감상했다.

마테라 연옥성당 작품전시
마테라 연옥성당 작품전시

 
 
이제 바리 Bari 공항까지 차를 반납하러 이동한다. 
꿀곰부부의 3년 만의 마스크 없는 해외여행을 조금 특별한 곳에서 맞이할 수 있어 행복했다.
 
바리 Bari 공항에서 바리 중앙역으로 이동한 후, 바리 중앙역에서 로마 테르미니 역까지 4시간 넘는 기차여행이 예정되어 있다.
 
꿀곰부부의 여행은 로마 Roma, 그리고 피렌체 Firenze에서 Rest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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